Articl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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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소년

 

이것은 한 소년에 대한 이야기다.

  

그 날은 우울한 날이었다. 날씨는 다른 날에 비해 흐렸고 공기 또한 무거웠다. 하지만 그 날은 한 소년에게는 매우 소중한 날이었고 소년은 기대되는 마음에 아침 일찍 일어나 방안에 앉아 있었다. 한참동안을 방안에 앉아있던 소년은 자신의 발을 바라보고 자신의 발이 참 이상하게 생겼다는 것을 깨달았다. 소년이 보기에는 자신의 두 번째 발가락은 첫번째 발가락에 비해 너무 길었고 마지막 발가락은 네번째 발가락보다 너무 짧은 것 같았다. 한참 자신의 발가락을 바라보며 생각에 빠져 있던 소년은 이제 건너편 소년의 부모님 방에서 나는 소리에 대해 집중하기 시작했다. 다른 방에서는 무언가 아픈 듯 괴로워하는 소년의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고 또 매우 화가 난 것 같은 소년의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소년은 가만히 앉아 다른 방에서 나는 소리를 들으며 과거에 지금과 같은 소리를 듣고 겁에 질려 부모님 방에 뛰어들어갔던 때를 생각했다. 그 당시 소년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벌거벗은 상태였고 소년은 곧바로 아버지에게 붙들려 바깥으로 쫓겨났고 나중에 크게 혼이 났었다. 소년은 당시 상황을 떠올리고는 고개를 저은 후 아침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아랫층으로 내려갔다. 아이는 주방찬장에서 씨리얼을 꺼낸 후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그릇에 담은 후 식탁에 앉아 조용히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 소년이 다 먹은 그릇을 싱크대에 넣을쯤 소년의 어머니는 주방으로 내려왔다. 매번 그런 소리가 들린 후 어머니는 상기된 자신의 볼을 가리기 위해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고 소년은 그에 대해 궁금해할뿐 더 이상 물어보지는 않았다. 소년의 어머니는 찬장에서 물잔 하나를 꺼내 냉장고 안에 있는 주스를 따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물잔을 상기된 자신의 얼굴에 가져다댔다. 한참을 그러고 서있다 소년의 어머니는 소년을 보고 놀란 듯 ‘일찍 일어났네’라고 말했다. 그와 동시에 그녀는 소매를 내리며 소년이 과거에 아버지에게 혼난 후 몸에 생긴 보라색 자국과 똑같은 자국을 숨겼다. 소년은 그것을 가만히 보고있다 ‘네’라고 말한 뒤 화장실로 들어갔다. 소년은 딱히 씻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그냥 물을 틀어 놓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을 좋아했다. 물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기를 좋아했고 그런 이유로 소년은 비가 올 때를 가장 좋아했다. 오랫동안 화장실에 앉아있던 소년은 할머니의 생일이었기에 빨리 씻어야 되겠다고 생각이 들었고 옷을 벗고 욕조로 들어갔다. 소년은 비누로 몸을 씻기 시작했고 몸에 거품이 나기 시작하자 빨리 몸을 물로 행궜다. 다 씻은 후 소년은 거울을 보면서 자신의 몸 구석구석을 수건으로 말렸다. 소년은 이층으로 올라가 할머니가 이전에 소년에게 사준 스웨터로 옷을 갈아입었다.


할머니는 소년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할머니가 지루하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소년에게 할머니는 항상 좋은 선생님이자 친구였다. 할머니는 소년의 말을 누구보다 집중해서 들어주었고 그에 대해서 판단하거나 어떠한 질문도 하지 않았다. 소년의 할머니는 항상 소년과 보드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둘은 보드게임을 하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고요함에서 둘은 어느 정도의 만족감을 느꼈다. 소년의 할머니가 어떠한 사람인지 이해를 하자면 소년과 할머니가 같이 아이스크림 가게를 갔을 때를 예로 들 수 있겠다. 한번은 소년의 할머니가 소년을 데리고 아이스크림 가게를 간 적이 있었다. 소년은 어느 맛의 아이스크림을 고를지 몰라 한참동안을 카운터 앞에 서있었고 소년의 할머니는 그 시간을 조용히 기다려주었다. 그리고 소년이 마침내 자신의 원하는 맛을 고르자 할머니는 직원에게 자신도 똑같은 것으로 달라고 말하며 소년을 향해 살짝 웃어주었다. 소년의 할머니는 그런 사람이었다.

 

준비를 마친 소년은 거실에 앉아 티비를 켰다. 소년은 채널을 돌리던 중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만화가 시작하자 옆에 리모콘을 내려놓고 만화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소년의 좋아하는 만화는 점점 흥미진진해지기 시작했고 소년은 아버지가 내려오는 소리도 못 듣고 만화에 빠져있었다. 소년의 아버지는 어느때와 다름 없이 속옷차림으로 내려와 소년 옆에 앉은 후 리모콘을 들고 티비를 다른 채널로 돌렸다. 소년은 만화를 끝까지 보고 싶었지만 이런 상황이 익숙하듯 거실에서 나와 자신의 방으로 올라갔다. 밑에서 소년의 아버지는 무엇인가 매우 재밌는 듯 크게 웃기 시작했고 소년은 그 소리가 듣기 싫어 방문을 닫았다. 하지만 콧노래를 부르면서 단장을 하는 소년의 어머니의 목소리는 소년의 방을 가득 채웠고 소년을 다시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어머니에게 언제쯤 할머니댁으로 갈 것이냐고 물어보았다. 소년의 어머니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집에 있지 말고 밖에 나가서 할머니의 선물이나 사가지고 오라고 말하며 소년의 손에 돈을 쥐어 주었다.


소년은 주머니에 돈을 넣고 일층으로 내려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날씨는 아직 비가 내리고 있는 것처럼 흐렸고 그로 인해 소년의 기분은 다른 때와 달리 상쾌해졌다. 소년은 잔디에 묻어 있는 빗방울을 보며 계속 앞을 향해 걸었다. 그는 한참동안을 걸었고 마침내 그가 고개를 들었을 때 그는 한번도 와본 적 없는 곳에 자신이 와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주변을 확인하며 자신이 어디쯤에 와있는지 확인하려고 했지만 정확히는 알 수가 없었다. 소년은 자신이 너무 멀리 왔다고 판단하고 다시 집 쪽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소년은 자신이 걸어왔던 길로 걸어갔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자신이 걸어올 때는 보지 못한 상점을 보게 된다. 할머니의 선물을 사야겠다는 생각에 소년은 무작정 상점 안으로 들어가 물건을 살피기 시작했다. 하지만 상점 안에 있는 물건들은 모두 소년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소년은 자신의 할머니에게 매우 특별한 것을 사주고 싶었지만 상점안에 있는 물건들 중 어느 하나도 소년이 보기에 특별해 보이지 않았다. 상점의 직원은 소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무엇이 필요하시나요? 손님’이라고 소년에게 물었고 소년은 자신의 할머니에게 알맞은 선물을 다른 사람이 골라 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기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결국 소년은 아무것도 사지 못하고 가게 밖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소년은 다시 한참을 걸어 집에 도착하였다. 집 문을 열자 소년의 아버지는 매우 화가 난 상태로 소년에게 소리를 질렀다. 소년의 아버지는 소년에게 도대체 어디를 갔다오는 것이냐며 화를 냈고 이미 많이 늦었으니 빨리 차에 타라고 말하였다. 소년은 다시 문밖으로 나가 차의 문을 열고 차안으로 들어갔다. 소년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매우 화가 난 표정으로 서로에게 소리를 지르며 차 쪽으로 뛰어왔다. 소년의 어머니는 차문을 열고 방금까지 들고 있었던 담배를 끄고 차안에 앉았고 소년의 아버지는 차에 타자마자 시동을 키고 출발했다. 소년의 어머니는 소년에게 무엇 때문에 이렇게 오래 걸렸냐며 소년에게 소리를 질렀다. 소년은 ‘할머니의 선물을 사느라 그랬어요’라고 말했고 소년의 어머니는 아까보다는 덜 화가 난 목소리고 무엇을 샀냐고 물어보았다. 소년은 아무것도 사지 못했다고 대답하였고 소년의 어머니는 소년을 보면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소년의 아버지 또한, 소년을 보며 ‘어떻게 나한테서 저런 애가 태어났지 이해할 수가 없어’라고 말하며 화를 냈고 소년은 이 상황이 익숙한듯 바깥을 바라보며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소년의 아버지는 할머니댁에 도착할때쯤이 돼서야 화가 조금 식어들었다.


소년의 어머니는 할머니댁에 도착한 후 소년에게 제발 다른 사람에게 이상한 소리를 하지 말라고소년에게 주의를 주었다. 소년은 어머니의 말이 무슨뜻인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곧바로 차에서 내렸다. 할머니댁에 도착한 소년은 문앞에서 초인종을 눌렀지만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았다. 초인종을 세번 울린 후에야 문이 열렸다. 하지만 문을 연 사람은 할머니가 아니라 소년의 고모였고 소년은 그에 대해서 매우 이상하게 생각했다. 소년은 왜 할머니의 집문을 다른 사람이 열어주는 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소년은 어머니에게 왜 할머니가 문을 열어주지 않냐 물어보았고 소년의 어머니는 오늘 할머니에게 깜짝 생일파티를 해줄것이기에 미리 다 와서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래도 소년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소년은 과연 할머니가 자신의 집에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집인 것 마냥 문을 열어주는 것을 좋아할까 생각하였다.


집안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와있었다. 소년의 친척들이 대다수였지만 소년이 모르는 사람들 또한 많이 섞여 있었다. 소년은 사람들이 많은 것이 불편했고 소년과 할머니가 자주 시간을 보내던 방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그 방 또한 소년의 사촌들로 가득 차 있었고 소년은 다시 방을 나와 조용히 마당에 있는 벤치로 가 앉아있었다. 소년을 본 사촌 중 한명이 소년에게 다가와 말을 하기 시작했다. 소년의 사촌은 이 파티가 얼마나 지루한지, 왜 할머니는 안 오는지, 왜 늙은 사람들은 이렇게 느린 지에 대해 끊임없이 불평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소년은 사촌의 말을 듣고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고 소년의 사촌은 그의 반응에 더욱더 격하게 할머니에 대해 불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소년은 이해가 돼지 않았고 과연 이 수많은 사람들 중에 진정 할머니를 보고 싶어서 온 사람이 있나 생각이 들었다. 소년은 더 이상 사촌의 이야기가 듣기 싫었고 사촌의 수많은 불평을 피하기 위해 다시 집 쪽으로 걸어갔다.


소년이 집안에 들어가자마자 본 것은 항상 그렇듯 소파에 앉아있는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한 손에 담배를 다른 한손에는 와인잔을 들고 있었고 볼은 빨갛게 물들어 있었으며 두 눈은 갈 길을 잃은 듯이 초점이 없었다. 소년의 아버지는 소년을 보자 소년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가락으로 소년을 가르켰고 소년이 가까이 가자 그는 소년에게 ‘할머니가 아직 안 와서 섭섭하니? 할머니는 네가 이곳에 있어서 오지 않는 거야’ 라고 말했다. 

 

갑자기 소년은 자신이 이 곳에 있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휩싸였다. 소년은 소년의 아버지가 말한 것처럼 이곳은 자신이 있을 곳이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고 집 문을 열고 뛰쳐나와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매서운 바람이 소년을 스쳤지만 소년은 멈추지 않고 더 빠르게 뛰었다. 숨이 가빠오르기 시작할때쯤 소년은 자신이 버스정류장 앞에 서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소년은 자신을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고 싶었고 버스를 타고 이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표를 살 수 없었던 소년은 매표소 앞에서 한참동안을 서있었고 그를 이상하게 여긴 한 남자는 소년에게 다가가 무슨 일이 있는 지 물어보았다. 소년은 낯선 남자에게 버스표 한장만 사달라고 부탁하였고 남자는 소년이 어디로 가는지 물어보았다. 소년은 아무 곳이나 가면 된다며 할머니 생일 선물을 사기위해 가지고 있었던 돈을 남자에게 주었다. 낯선 남자는 소년을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더 이상 묻지 않고 소년에게 표를 사주었다. 소년은 표를 가지고 버스 승강장으로 걸어갔고 낯선 남자는 멀어져가는 소년을 바라보며 표를 사주지 말 걸 후회했다.

소년은 버스의 맨 뒷자리에 앉았다. 비록 많은 사람이 타있지는 않았지만 소년은 아무도 없는 맨뒷자리에서 나름 만족을 느꼈다. 버스는 출발하였고 시간이 갈수록 하늘은 점점 어두워졌다. 어두워지는 하늘을 보던 소년의 눈 또한 점점 감겨져 왔다.


소년이 눈을 떴을 땐 사방은 모두 어두웠고 버스 안에는 자신 이외에 다른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소년은 버스 창문을 열고 버스 밖으로 뛰어내렸다. 버스 밖은 소년이 한번도 본적 없는 건물들로 가득했고 곧 소년은 자신이 처음 와보는 곳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는 그 안에서 무한한 안정감을 느꼈다. 자신의 아는 사람이 한명도 없다는 것에 소년은 매우 만족해했다. 소년은 한참동안 길을 걸어다녔다. 다리는 점점 지쳐왔지만 소년은 개의치 않아했다. 한참을 걷던 소년은 이상한 소리를 듣게 된다. 처음에 소년은 소리가 정확히 어디에서 나는 지 알 수 없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선명해지는 소리에 소년은 소리가 하수구쪽에서 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소년은 이상한 소리에 대해 궁금해졌고 하수구 안으로 들어가기로 마음을 먹고 안으로 발을 디뎠다.


하수구 안은 사방이 어둠으로 감싸져 있었다. 어둠으로 인해 소년은 앞에 정확히 무엇이 있는지 알 수 가 없었고 하수구 안에서 나는 소리를 따라 앞을 향해 걷는 것 외에 다른 것은 할 수가 없었다. 소리가 점점 선명하게 들릴쯤 소년은 하수구 안에서 나는 소리가 사람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소리는 더욱더 선명해져 소년은 자신이 그 소리와 멀지 않은 곳에 와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소년은 벽 뒤에 숨어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았다. 소리가 나는 곳에서는 조그만한 빛과 그 중간에 하얀 수염을 한 남자가 서있었고 그의 주변에는 많은 양의 하얀 가루가 봉지에 담겨져 쌓여 있었다. 소년은 그 봉지들 사이에 서있는 하얀 수염의 남자를 한참동안 쳐다보았다. 소년은 곧 그곳에 그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들이 눈은 즐거움으로 가득했고 미소를 머금고 있는 입가 또한 그들이 얼마나 행복한지 소년은 짐작할 수 있었다. 사람의 인기척을 느낀 남자는 주변을 둘러보았고 벽 뒤에 숨어있었던 소년을 발견했다. 하지만 곧 그는 소년을 바라보고 크게 웃기 시작했고 소년 또한 그의 악의 없는 웃음에 매료되어 크게 웃기 시작했다.


곧 남자는 소년 쪽으로 걸어왔다. 점점 가까워져 오는 남자에게서 소년은 어떠한 두려움도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그에 대해서 궁금해졌다. 과연 그가 어떤 사람인지 소년은 궁금해졌다. 남자는 소년에게 ‘작은 왕자님, 이런 누추한 곳까지 어떻게 오셨나요?’라고 물었다. 소년은 그 질문에 ‘소리를 따라 들어왔어요’라고 대답했다. 남자는 소년의 손을 바라보다 소년의 어깨에 손을 두르고 자신이 방금까지 있던 곳으로 데려갔다. 남자는 ‘여기는 천국과 지상의 중간단계야’라고 말했다. 소년은 그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고 그에게 왜 이곳이 천국과 지상의 중간단계인지 물어보았다. 남자는 ‘저기 너의 옆에 있는 하얀 가루가 사람을 천국으로 보내주고 다시 지상으로 내려보내주거든’이라고 말했다. 소년은 자신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코에 하얀 가루가 묻어 있었고 모두 다 좋은 꿈을 꾸고 있는 듯 행복해 보였다. 소년은 그 광경이 신기한 듯 한참동안 그들을 쳐다보았고 과연 그들이 천국에 있는지 궁금해했다. 하지만 머지않아 방금까지 행복해 보였던 사람들 중에 몇몇은 울기 시작했고 몇몇은 행복해 보였던 눈이 빠르게 공허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소년은 남자에게 ‘아저씨, 왜 사람들이 행복해 보이지 않죠?’라고 물어 보았다. 그러자 남자는 모든 마법가루에는 현실로 돌아와야 하는 시간이 있기에 현실로 돌아오면 사람들은 다시 불행해진다고 말하였다. 남자는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까와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모두 하수구 밖으로 쫓아냈다.


남자는 곧바로 사람들이 방금까지 있던 곳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소년은 청소하는 남자를 보다가 ‘천국은 어떤 곳이에요?’라고 남자에게 물었다. 남자는 자신도 천국이 어떤 곳인지는 모른다며 잠깐동안의 천국은 알지만 천국이 진정 어떠한 곳인지 자신도 모른다고 말했다. 소년은 그 말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지만 자신도 이제 하수구 밖을 나가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소년이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남자는 자신과 좀만 더 함께 있지 않겠냐며 소년을 막아섰다. 소년은 딱히 갈 때가 없었고 하얀 가루가 사람을 어떻게 천국으로 보내는지 궁금했기에 남자의 말에 알겠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는 청소를 다 끝낸 후 하얀 가루가 들어가 있는 봉지를 세기 시작했다. 그 때 갑자기 매우 화가 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남자에게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당신은 쓰레기야 쓰레기’라고 여자가 말했다. 남자는 여자의 말에 화가 난 듯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고 여자는 쌓여있던 하얀 가루 봉지들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 상황에서 남자는 소년의 아버지가 어머니한테 했던 것과 똑같은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소년은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여태껏 항상 해왔던 것처럼 뛰기 시작했다. 소년은 하수구 밖을 뛰쳐나왔고 점점 더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한참동안을 뛰던 소년은 하수구 안에서 보았던 여자를 발견하고 뛰기를 멈췄다. 소년은 갈 곳이없었기에 천천히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여자는 한 곳에 오래 서있다가 다시 움직였고 차가 오면 차의 창문으로 운전수와 얘기를 하다가 다시 걸어갔다. 곧 누군가 자신을 따라온다는 것을 알아챈 여자는 뒤를 돌아보았다. 소년과 눈이 마주친 그녀는 소년에게 ‘꼬마야 뭘 원해서 누나를 계속 따라오니’라고 물었다. 소년은 ‘갈 곳이 없어서요’라고 답했다. 여자는 소년을 한동안 바라보다가 따라오라는 신호로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옆에 서있던 여자에게 ‘나 오늘 일찍 들어가볼게’ 라고 말하고 소년이 자신의 옆에 올때까지 기다려주었다. 여자는 소년이 가까이 오자 ‘부모님은 어디 계시니’라고 물었다. 하지만 소년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여자는 더 이상 물어보지 않고 소년과 함께 자신의 집으로 걸어갔다. 여자는 낡은 갈색 건물 앞에 서더니 따라 오라고 하였다. 소년은 여자를 따라갔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갔다. ‘여기가 내집이야’라고 말하며 여자는 주변의 수 많은 문중 하나를 가방에서 꺼낸 키로 열었다. 집안에는 싸구려 향수 냄새가 났지만 그 싸구려 향 안에는 푸근한 냄새가 존재했고 소년은 그 냄새로 인해 안정감을 느꼈다. 여자는 소년에게 ‘배고프지, 오늘 아침에 만들어 논 샌드위치가 있는 데 먹을래?’라고 물었다. 소년은 아침 이후로 아무것도 먹지 못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는 주방으로 가 아침에 만들어 논 샌드위치와 우유 한잔을 따라서 소년에게 가져다 주었다. 그리고 여자는 소년에게 ‘거기 서있지 말고 소파로 가서 먹어’라고 말했다. 소년은 소파로 가서 조용히 음식을 먹기 시작했고 여자는 그런 소년을 조용히 쳐다 보았다. 소년은 샌드위치를 다 먹고 여자에게 ‘그릇은 어디에 갔다 놔야 돼요?’라고 물었다. 여자는 ‘가만히 냅둬 그냥 내가 나중에 치울게’라고 말하며 소년 옆에 앉았다. 여자는 티비를 키고 소년이 좋아할만한 만화를 찾아서 틀어 놓았고 옷을 갈아입으러 방안으로 들어갔다. 여자가 방문을 열고 나왔을 때 여자는 방금 입고 있던 꽉 달라붙는 옷과는 달리 통이 큰 반팔에 긴 면바지를 입고 있었다. 여자는 소년에게 더 이상 말을 시키지 않고 찬장에서 초콜렛 쿠키를 꺼내 소년의 옆에 가져다 놓고 소년과 같이 앉아서 티비를 보았다. 소년은 옆에 있는 쿠키를 들고 여자를 쳐다보았다. 여자는 괜찮다는 뜻으로 미소를 조그만하게 지어주었다.

 

여자는 티비에 집중을 하지 못 하고 소년을 계속 흘끔흘끔 쳐다보았다. 그 날은 그녀가 자신이 과거에 아들을 입양 보냈던 날이었기에 소년은 자신의 아들을 떠올리게 했다. 여자는 오늘 소년이 자신에게 온 게 운명이 아닐까 생각했다. 소년은 자신을 계속 흘끔거리는 여자의 눈빛에서 할머니의 눈빛을 떠올렸다. 소년은 과자를 내려놓고 여자의 손을 꽉 잡아주었고 여자는 그러한 소년을 바라보았다. 머지않아 만화를 보던 소년의 눈은 점점 무거워졌고 소년은 천천히 잠이 들었다.


소년이 일어났을 때 자신의 몸 위에는 담요가 덮여져 있었고 주방에서는 맛있는 냄새가 나고 있었다. 소년은 일어나 주방에 서있는 여자를 바라보았고 여자는 밝은 미소를 띄우며 ‘잘잤니’라고 소년에게 물었다. 소년은 ‘네’라고 대답했다. 여자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아침식사 준비가 다 되어가니 식탁에 앉으라고 말했고 소년은 담요를 갠 후 식탁에 앉았다. 식탁에는 수많은 과일들이 올라가져 있었고 한쪽에는 베이컨과 빵이 놓아져 있었다. 여자는 냄비에서 수프를 뜬 후 소년에게 가져다 주었고 자신의 수프 또한 들고 와 소년의 앞에 앉아서 밥을 먹기 시작했다. 여자는 소년에게 식기전에 어서 먹으라고 말하며 소년을 바라보았고 소년은 오랜만에 보는 수프를 정신없이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수프는 곧 바닥을 드러냈고 여자는 소년의 그릇에 수프를 다시 담아주었다. 소년은 두 그릇을 다 비운 후에야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았고 여자는 그러한 소년의 모습을 바라 보고 크게 웃기 시작했다. 여자는 ‘그렇게 수프를 얼굴에 다 묻히고 먹는 사람이 어딨어’라고 말하며 소년의 코를 손가락으로 가르켰다. 소년 또한 자신의 코에 묻은 수프를 닦아내며 크게 웃기 시작했다. 곧 소년과 여자의 웃음소리는 집을 가득 채웠다고 한참을 웃고 난 후 여자는 소년에게 아침을 다 먹었으면 얼른 가서 이를 닦으라고 말했다. 소년은 화장실로 가서 여자가 꺼내어 논 새 칫솔로 이를 닦았고 여자는 천천히 주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를 닦고 나온 소년은 주방에 서있는 여자를 바라보며 자신의 할머니를 떠올렸다. 그리고 소년은 이제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할머니의 생일을 축하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소년은 여자에게 ‘이제 가봐야 될 것 같아요, 할머니 생일이거든요’라고 말했다. 여자는 소년에게 조금만 더 있다가라며 그를 막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고 소년을 바라보면서 ‘나중에 또 놀러와, 수프가 먹고 싶을때’라고 말하면서 웃어주었다. 소년은 주방으로 가 여자를 깊게 안아주고 발길을 돌려 문을 열고 집을 나왔다.


소년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일층으로 내려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소년은 버스정류장이 있었던 곳을 떠올리며 그 쪽으로 걸어갔다. 버스정류장에 다 달았을 때 소년은 자신이 표를 살 돈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소년은 버스정류장 근처에 앉아 어떻게 하면 버스를 탈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소년은 해결방법을 떠올리지 못했다. 그 곳에 계속 앉아있던 중 한 남자가 소년에게 다가왔다. ‘왜 여기 앉아있니?’라고 남자는 물었다. 소년은 ‘버스를 타야하는데 표를 살 돈이 없어요’라고 남자에게 말했고 남자는 ‘그럼 잠깐 날 도와주면 내가 버스표를 사줄게’라고 말했다. 소년은 남자의 말에 수긍했고 남자를 따라갔다. 남자는 소년을 버스정류장 근처 컨테이너 박스로 데려갔다. 컨테이너박스 안에 들어 간 소년은 그 곳에 있는 큰 침대를 발견했다. 남자는 소년에게 여기서 잠시 옷을 벗고 쉬고 있으면 자신이 버스정류장에 가서 표를 사오겠다고 말했고 소년은 알겠다고 말하고 속옷을 남겨두고 나머지 옷을 다 벗어 한쪽에 올려 두었다. 남자는 소년에게 침대가 더러워질 수 있으니 속옷 또한 벗어두라고 말했고 소년은 남자의 침대를 더럽히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기에 그의 말대로 속옷을 벗었다. 남자는 소년에게 침대에 들어가 쉬고 있으라고 말하고는 소년을 남겨두고 밖으로 나갔다. 소년은 침대안으로 들어갔고 빨리 할머니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한참이 지나도 오지 않는 남자에 소년은 점점 불안해했고 소년은 다시 옷을 입고 이곳을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소년이 침대에서 일어났을 때 아까와는 다른 남자가 컨테이너 박스로 들어왔다. 남자는 소년을 보고 만족한 듯 미소를 지었고 소년에게 버스표를 구해야 하지 않냐고 물었다. 소년은 ‘네 집으로 돌아가야 돼요’라고 말했고 남자는 그러면 자신을 조금만 도와주면 바로 구해주겠다고 말했다. 남자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자신이 입고 있던 옷을 벗기 시작했고 소년은 무언가 잘못 됐다는 생각이 들었고 남자에게 자신이 무엇을 도와주면 되냐고 물었다. 남자는 자신과 같이 그냥 침대에 누워있으면 된다고 말하고는 손으로 소년을 잡고 침대에 눕혔고 점점 소년의 몸을 손으로 더듬기 시작했다. 소년은 도망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미친듯이 남자를 밀쳤지만 아직 소년이었던 그는 남자의 힘에서 도망칠 수가 없었다. 소년은 자신이 도망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는 점점 공포심에 휩싸였다. 그 순간 소년은 도망가지 않고 모든 힘을 다해 싸워야 된다는 것을 깨닫고 침대 옆에 있는 화분으로 있는 힘을 향해 남자의 머리를 쳤다. 순간적으로 남자는 기절했고 소년은 옆에 있던 옷을 가지고 죽을 힘을 다해 뛰어 근처 화장실로 들어가 물로 온 몸을 씻고 다시 옷을 입었다. 소년은 버스정류장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기 위해 다시 뛰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땅바닥에 주저 앉았다.


소년의 건너편에는 빵집 하나가 있었다. 소년이 땅바닥에 주저 앉는 것을 본 빵집 주인은 뛰쳐나와 소년을 일으켰고 빵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빵집주인의 아내는 소년에게 물 한컵을 가져다 주었고 소년의 무릎에 묻은 흙을 털어주었다. 빵집 주인은 소년 앞으로 다가가 ‘아이야, 무슨일이 있었니?’라고 물었다. 소년은 ‘집으로 다시 돌아가려고 했어요’라고 말한 후 울기 시작했다. 남자는 소년에게 더 이상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고 소년을 안아주었다. 소년은 빵집주인에게 기대 한참을 울다가 진정이 되었고 빵집주인은 소년에게 ‘무슨 일이 있었니 아이야’라고 다시 한번 물어보았다. 소년은 그의 질문에 ‘그냥 집에 돌아가고 싶어요’라고 대답했다. 빵집주인은 더 이상 소년에게 질문을 하지 않고 소년과 함께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가 주었다. 빵집주인은 버스정류장에 가까워질수록 떨리는 소년의 손을 꽉 잡아주었고 소년은 그의 손을 꽉 잡고 천천히 걸어갔다. 남자는 버스정류장에서 아이의 표를 사주었고 소년에게 자신의 빵집에서 챙겨온 빵과 조금의 돈을 챙겨주었다. 그리고 그는 소년에게 ‘걱정하지마라 아이야 다 잘될꺼야 걱정하지말고 어서 집으로 돌아가렴’이라고 말하고 소년을 버스까지 데려다 주었다. 한참을 그곳에 서있던 빵집주인은 버스가 출발하자 소년에게 손을 흔들고 뒤로 돌아섰다.


소년은 사라져가는 그의 뒷모습을 끝까지 바라보았고 그가 전해준 빵을 조금씩 뜯어서 입에다 넣었다. 비록 빵은 조금 식었을지라도 소년에게 그 빵은 그 무엇보다 맛있었고 따뜻했다. 소년은 밖을 바라보면서 하루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모두 떠올리고는 한참동안 생각을 하였고 하늘이 어두워질쯤 버스는 할머니의 집 근처에 도착하였다. 그는 버스에서 내려 천천히 할머니의 집으로 다시 걸어갔다. 길을 걷던 그는 한 상점을 발견했고 그 안으로 들어가서 할머니에게 줄 선물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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